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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우당스토리

어릴 적 추억이 월동준비

관리자 2020.11.24 13:19:12 조회수 338

엇그제 소설이 지나고 이제 계절은 겨울의 초입을 넘어섰다. 지난주까지 포근하던 날씨는 이번주부터는 제법 쌀쌀해지면서 옷깃을 여미게 한다.

이맘 때가 되면 월동준비를 하시던 부모님의 모습이 떠오르면서 돌아가신 아버지와 어머니가 그리워진다.

어머니는 가을이 되면서부터 호박, 가지, 무우말랭이, 무청 등을 말리면서 시작한 월동준비가 겨울의 초입 쯤에서나 끝이 난다.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아파트에 살지만 나는 어릴적 한옥에서 자랐다.

시골이 아닌 서울 한복판에 있는 기와집이었다.

예전에는 문이나 창 모두가 창호지를 바르는 나무 문이었다.

그 문이 여름을 지나면서 구멍이 나거나 찢어진 곳이 있으면 바람 한점이라도 새어 들어올까 염려하시며 찢어진 창호지를 떼어 내시고 어머니가 쑤어 주신 밀가루 풀로 아버지는 문풍지를 바르고 거기에 다시 창호지를 덧데어 바르셨다.

 

어린 우리 형제들은 그것도 모르고 문풍지에 가끔 구멍을 내며 장난을 치고는 했다.
또 아버지는 커다란 대청마루에 난로를 놓을 준비를 하셨다. 

지난해 잘 쓰고 디름칠을 하여 보관해 두셨던 난로를 광에서 꺼내 연통 낼 구멍을 뚫고는 새로 사온 연통을 맞추시면서 하루 종일 난로를 놓으시고는 저녁이 되면 새로 놓은 난로가에 우리를 불러 모으시고는 고구마를 구워 주시던 것이 생각난다.

겨울철 난로가는 어린 우리 형제들에게 가까이 가서는 안되는 곳이기도 했지만, 어머니는 난로가에 젖은 빨래나 운동화를 말리고는 곳으로도 사용하셨다.

난로 위 커다란 주전자에는 보리차나 옥수수차 그리고 대추차 등등 차를 끓여내는 곳이기도 했고, 보글보글 김치찌개와 된장찌개를 난로 위에서 끓이는 냄새가 나기 시작하면 우리들은 그 찌개들이 얼른 끓기를 기다리며 식사 시간을 기다렸다.
이 즈음 우리집은 항상 일 년 동안 사용할 연탄을 광에 넣는 시기였다.

연탄광에 연탄을 채우고 겨울에 먹을 쌀을 광에 채우고 메주를 쑤어 방다닥에 묻어 겨울을 보내고는 이듬 해에 담을 장을 준비하신다.

그래서 우리의 아랫목은 메주가 상전이었다.

어느 때인가는 메주를 윗목으로 밀어냈다가 어머니에게 혼이 나고는 했다.

메주가 조금이라도 잘못 띄워지면 내년에 먹을 장맛이 좋지 않다고 하시면서 메주를 상전으로 모셨다. ㅎㅎ
그리고 마지막으로 김장을 담으면 우리집의 겨울나기 준비를 마쳤다고 할 수 있었다.

그리고나면 어머니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몸살로 누우신다.

겨울 동안 우리들의 먹을 것과 따뜻하게 지낼 수 있는 일들을 한꺼번에 다 하시고 나면 긴장이 풀리셨는지 몇 칠 동안 꼼짝없이 앓아 누우셨다.
어머니는 무쇠가 아니셨는데 그렇게나 많은 일을 하셨나 싶은 것이 뒷산으로 넘어가는 해를 바라보며 오늘도 두 분 생각으로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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